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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PLan Collect: 백목련 / Interview by Ji-Won Kwak / Photography by Ina Yun

No PLan Collect: 백목련 / Interview by Ji-Won Kwak / Photography by Ina Yun

1.  간단한 자기소개

모션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식물 편집샵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 한해의 절반이 지나갔음에도 여전히 코로나 시기를 겪고 있다.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코로나라는 큰 변화를 겪으며 일상에 파장이 일었고, 저에겐 월급을 받으며 하루하루 견뎌냈던 안정적인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이전부터 생각만하던 식물수집에 대한 꿈을 좀 더 구체화하게 되었고, 조금 더용기를 내어 안정적인 직장을 퇴사 하고, 많은 우여곡절 끝에 무계획 수집공간을 오픈하게 되었어요.

누군가에게도 그렇듯 코로나는 저에게 새로운 시작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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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무계획 수집공간을 세가지 단어로 표현한다면?

무계획 (소비 계획이 없이 편하게 놀러올 수 있는)

무편견 (타인이 정한 가치가 아닌 오직 본인의 취향으로 편견없이 식물 감상)

수집 (나만의 식물을 수집하고 가치있게 키워냄)

세단어 인데..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았네요..ㅠ

4. Shop에는 다양한 다육식물들로 구성되어있다. 다육식물들만 Sourcing / Buying하는 이유가 있는가.

다육 식물이 키울수록 가치가 있고, 수집가치가 높으며,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 매력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사막과 암벽 등 척박한 환경을 이겨내며 진화해온 다육식물들의 야성적이고, 특색있는 모습, 식물들이 가지고 있는 재밌있는 이야기들, 오랫동안 멋지게 키워냈을 때의 가치를 다른 식물러(?) 들에게도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에 소싱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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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대체로 다육식물들은 다소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간다고 알고 있다. 구매자들이 기르기 어려운 부분은 없는가.

척박한 환경에서도 적응해왔던 식물이기 때문에 대부분 물을 많이 주지 않는다면 쉽사리 죽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햇빛과 바람, 그리고 적당한 물을 주어야 더 건강하고, 가치있게 자라기 때문에 베란다 또는 옥상에서 키우길 권장하고 있습니다.

물주기와 환경 맞추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Shop에서 구매한 식물들에 한해 인스타그램을 통한 문의도 받고있습니다.

6. 무계획 수집공간에서 하나의 식물만을 구매할 수 있다면 어떤 식물을 추천할 것인가? 이유는?


파키포디움 윈저리(Pachypodim windsorii)를 추천합니다.

마다가스카르의 대표적인 아프리카 식물로 지금은 멸종위기종(CITES 보호1급)으로 수출입이 금지되 매우 희귀한 식물입니다.

하지만 국내 농장에서 70여년 전부터 우수한 종자로 씨앗을 받아 육종하여, 피나는 노력 끝에 국내에서도 볼 수 있게 되었어요.

다른 나라사람들은 구하고 싶어도 쉽게 구할 수 없는 식물 중 하나입니다. 

위엄있고, 기품있는 모습이 어디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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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오프라인을 통한 활동의 제한이 많은 시기다. sourcing 및 display의 영감을 도서들을 통해 얻는다고 들었다. 혹시 온라인을 통해 영감을 얻기도 하는가? 있다면 최근 받은 대상이 있는가

해외 식물애호가들의 블로그를 종종 살펴보는데, 그 중 식물에 인생을 건 한 외국 블로거의 이야기는 저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식물애호가인 그는 자생지인 멕시코 화스테카 협곡 자연보호구역에서 서식하는 ‘알보필로사’ 라는 아가베를 직접 보기 위해 하이킹을 떠납니다.

알보필로사는 너무나 위험한 환경에서 자생하기 때문에 실제로 보려면 클라이밍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그는 벽을 기고, 커다란 바위틈에 끼고 미끄러지면서, 드디어 서식지에서 자라는 알보피로사를 만납니다. 자연에서 자생하는 식물을 직접보기위한 순수한 열정이 담긴 사진이 제 마음에 울림을 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무계획에 알보필로사 아가베를 3개나 들여 놓았다는 이야기...가...

링크 참고차 공유드려요!

http://www.marriedtoplants.com/succulents/agave-albopilosa-in-huasteca-canyon-monterrey-mex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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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오픈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으나 앞으로의 '무계획 수집공간'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가?

오픈한지 얼마 안되서, 또는 손님이 많지 않아서 일수도 있지만 방문하시는 모든 손님들과 가능한 많은 대화를 나누고 기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곳이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힐링하는 공간이었으면 하고,

또 서로 많이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특별하고 건강한 개체의 식물을 소개하여 내가 키우면 식물이 죽어..가 아닌, 손님들이 식물을 더 오래 멋지게 키워식물이 가진 그 자체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할 것 입니다.

9. 마지막으로 CEO가 아닌 한 개인으로서 살고 싶은 올 한해를 얘기해줄 수 있는가.

좋아하는 일을 선택했고, 좋아하는 식물들을 수집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회사생활만 7년을 해왔던 사람으로써 이 새로운 변화들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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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nus. 한개의 의자만 소유할 수 있다면 어떤 의자를 소유하겠는가? ]

마르셀브로이어 세스카체어!

6년전, 처음 지유 빈티지에 방문하고, 첫 빈티지 의자를 구매할 때 저는 아르네보더 체어, 남편은 세스카체어를 사고 싶어했어요. 편하기도 편하고 엉덩이에 땀이 많아 엉덩이가 시원할것 같다고...

라탄소재의 유행(?)은 지났지만 여전히 세련된 디자인이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당시에는 아르네보더 체어만 구매하게 됬는데, 만약 다시 구매할 수 있다면 엉땀이 많은 남편에게 선물해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