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SANG HYUN:
rollerblade lightning trs

solo exhibition

Artist Note:

Rollerblade Lightning TRS 는 약 30년전 나의 첫 롤러스케이트의 모델명이다. 작업들이 쌓여있던 창고를 비우고 이동하는 도중에 구석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는데 바로 이 스케이트의 부서진 버클이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은 파편 하나가 완전한 형태(오랫동안 지워져 있던)를 순식간에 불러왔던 경험을 이야기한다. 다시 만들어진 이 완전한 이미지는 이전의 기억과 비록 형태는 같지만 지니고 있는 의미는 전혀 다르다. 전시 공간에 놓여진 작업들은 이미 작가 혹은 제3자로 인해 수년 동안 변경 또는 수정된 글과 함께한 작업들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공개되지 않았던 각 작품의 가장 초창기의 글도 함께 놓여지는데, 이 다듬어지지 않은 ‘처음’의 글들이 Rollerblade Lightning TRS의 작은 부속(파편)의 역할을 맡는다.


Installation:

1.
도자는 자연에서부터 정교함과 인위적 대칭의 상징symbol 으로 되어가는 과정이다. 비록 제작되는 과정이나 방식은 유사하나 다시 태고적 형태로 돌아가는 형태를 표현함으로써 기존 도자와의 대조적인 관계를 질문하고 거기서 파생되는 관념을 이야기 한다. 거대한 대우주 속에서 인간은 아주 작은 존재이다. 그러나 인간은 시간, 공간, 관계, 질서와 같은 무한대적인 복잡한 개념들을 각자의 소우주 안에 지니고 있다. 이것은 ‘존재’에 대한 고찰이기도 하다. ‘The Moment’ 는 시간의 이야기이다. 쌓임, 흘러내림, 무너짐, 뿌려짐, 굳어짐, 갈라짐을 반복하며 모습을 드러낸 결과물들을 바라보면서 지금 마주하는 이 순간과 존재에 대한 각자의 생각에 대해 고민해 본다.

2.
가치의 가치에 대해 묻고 싶다. 우리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 혹은 가치가 없다고 여기는 것의 정당성은 무엇이 부여하는가? 가치의 재구성을 구체화하고 표현하기 위해서 작가는 사물과 사물간의 대비되는 지점이나 순간을 찾아내려 한다.

비닐 봉지는 그 자체로 흔한 것으로 취급될 뿐 아니라, 무거운 주제의 메시지나 대기업의 로고 등도 비닐 봉지에 프린트되는 순간 한 없이 가벼워진다. 이러한 비닐 봉지를 액자에 넣는다면? 별 볼일 없는 것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드는 액자는 비닐 봉지의 위상을 다르게 만든다. 그런데 이 둘의 관계는 전시장에서 다시 역전된다. 액자 안에 봉지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액자를 지탱해주는 것은 비닐봉지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액자는 봉지의 보호 아래 작품으로 보여지게 됨으로써 봉지가 예술품으로 승화되기 위한 장치인 동시에 작품 개념의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비닐봉지와 액자가 가지고 있는 가치의 대척점에서 형성되는 미묘한 긴장관계는 가치에 대한 일반적인 통념을 벗어난 지점을 드러낸다. 우리가 중하다 혹은 중하지 않다 여기는 가치는 허울일 뿐일지도 모른다.

Starts Mar. 23 thru April 7th
11-6pm (mon-friday by appt only)
GUVS 2nd Fl. Gallery
Address: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93-140
Tel: 031)945-7746